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"오스피" 라는 이름은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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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실 제가 캐나다에서 필라테스 강사로 활동하던 시기에 꾼 꿈에서 본 스튜디오의 이름이었습니다. 

24살부터 쌓아온 필라테스 여정 중 만 30살이 되던 해에 캐나다로 워킹홀리데이 비자를 취득하고 떠난 적이 있습니다. 

그전까지는 목동에 위치한 대형 피트니스 센터와 청담에 위치한 필라테스 교육 센터 이렇게 두 군데에서 일하며, 호주에서 필라테스를 하고 왔다는 이유로, 외국인 회원들을 마주해야 했는데 사실 그것이 제게도 꽤나 심리적 부담이 있었습니다. 

그러던 도중 저 자신을 테스트해 보고 싶다는 생각이 문득 들었습니다.
내가 타지에서도 Pilates Instructor라는 직업으로 살아남을 수 있을까? 단순 아르바이트가 아닌 계약서를 쓴 직원으로서 돈을 벌 수 있을까?

정원이 임박했던 하반기에 큰 기대를 하지 않았던 비자가 통과 되었을 때도, 설레임과 기대, 우려가 섞여 복잡한 심정이었습니다. 그래도 용기를 내어 인터뷰를 7, 8군데 정도 시도 했었습니다. 
운동을 가르치는 입장에서 문서 몇장과 글로는 제 실력을 보여줄 수 없었기에 이력서와 함께 영어 레슨 영상과 한국어 레슨 영상을 첨부했었습니다. 

그리고 회신이 온 4군데 중 가장 호의적이고 제 마음이 편안할 것 같은 곳을 정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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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곳에서 만난 릴리의 센터는 클래식 필라테스 교육 센터였고, 크리스 로빈슨도 참여를 해주었습니다. 첫날, 많은 교육생들 앞에서 저를 소개했던 기억은 정말 잊혀지지 않습니다.
원장이었던 릴리는 자신의 일반 개인 레슨 회원 및 일반 회원 그룹, 교육생 그룹 수업을 자신 있게 제게 나눠주었습니다. 처음부터 수월하게 진행하진 못했습니다. 괜히 왔다는 생각을 한 적도 있고, 쥐구멍에 숨고 싶었던 기억도 있습니다.

그전까지만 해도 누군가 저에게 언젠가 너의 스튜디오를 운영하고 싶냐는 질문에 반 정도의 확신밖에 없었습니다.
생각보다 쉽지 않을 것을 이미 알고 있었고, 이토록 좋아하는 것은 '좋아서 하는 것'으로 남겨두고 싶다는 생각도 있었던 것 같습니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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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러던 어느 날, 꿈을 꾸었는데 제가 운영중인 스튜디오가 나왔고, 그 꿈에서 나온 스튜디오 이름이 "osPII"였습니다.

꿈에서 마주한 제 스튜디오의 모습과 분위기 아직도 잊혀지지 않습니다. 정말 환하고 예쁜 스튜디오였고, 벽에 붙어있던 대문자 소문자가 섞여있는 osPII라는 글자 그대로 뇌리에 박혀버렸습니다.
눈 뜨자마자 그 이름을 혹여 잊을까봐 너무 소중한 기억을 휴대폰 메모장에 적어두었습니다. 그 꿈은 몇년 후, 이렇게 역삼동에서 현실이 되었습니다.

"선생님 왜 스튜디오 이름이 오스피에요? 무슨 뜻이에요?" 

많은 분들이 물어봐 주시고, 그때마다 이 이야기를 얘기해 주었는데 다들 신기하다, 좋은 기억이다고들 해주셨습니다. 

그 뒤로 열정 넘치는 릴리를 보며 매일이 설레는 마음으로 출근을 했고, 회원들을 가르치고 같이 운동하며, 하루하루를 보냈습니다. 꿈 속에서 본 오스피라는 이름이 저에게 힘을 주었고, 그 뒤로 모든 일들이 다르게 느껴지고, 하루하루가 영감이 되었던 소중한 추억입니다. 

저 또한 오스피를 접하게된 회원에게 또는 강사에게 이 운동을 통해 좋은 영감을 주는 사람이 되고 싶습니다. 그 마음가짐으로 여전히 필라테스의 여정을 차곡차곡 쌓고 있습니다. 


제 꿈 속의 오스피와 함께 해주셔서 감사합니다.